네이버 블로그 서비스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03년 10월 서비스 시작 이후 큰 인기를 누리다가 유튜브 등 각종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자연스레 관심도 떨어졌다. 그러나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고 N잡 열풍까지 불면서 새로운 수익 창출원으로 블로그를 선택하는 이들이 많아진 것이다.
실제 네이버의 ‘2022 블로그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총 블로그 수는 3200만개, 이중 200만개는 작년 한 해에 새로 생긴 것이다. 블로그 신규 사용자 중 76%를 10~30대가 차지했다.
2년째 맛집·여행 블로그를 운영 중인 블로거 ‘데이지’와 블로그 운영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블로그 수익이 월급의 4분의 1을 차지한다는 데이지의 블로그 운영 노하우를 들어보기로 한다. 다음은 블로거 데이지와 일문일답.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블로거 데이지입니다. 맛집과 여행을 소개하는 직장인 블로거예요. 2021년 말부터 1일1포스팅을 실천하면서 일 3000여명이 방문하는 블로그를 운영 중이에요.
Q. 블로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A. 2013년에 대외활동 준비 때문에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어요. 그때는 대외활동 기록용으로 소소하게 운영하다가 2015년에 교환학생을 가면서 1일1포스팅을 실천, 해당 도시에 있는 한인들과 소통했어요. 그때 블로그에 대한 재미를 느껴서 다녀온 맛집을 중심으로 블로그 활동을 열심히 했었습니다. 그 이후로 회사에 다니다 보니 한 6년 정도는 블태기(블로그 권태기)가 오더라고요.
그러다가 코로나19 시절에 재택근무를 오래 했었거든요. 나를 브랜딩할 새로운 무언가를 찾다가 다시 블로그를 시작하게 됐어요. 이전에 블로그를 열심히 했던 기억도 있고 내가 다른 사람이랑 차별화할 수 있는 포인트는 매일 성실하게 하루 하나씩 올리는 거라고 생각해 시작하게 됐습니다.
Q. 개인이 꾸준히 블로그를 운영한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 것 같아요. 데이지님만의 운영 노하우가 있나요?
A. 지난해에는 딱 하루를 제외하곤 다 썼더라고요. 그 하루도 스페인 여행 때문에 일정이 안 맞아서 올리지 못했던 거고요. 사실 매일매일 블로그 콘텐츠를 생성하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긴 해요. 업무 때문에 피곤하거나 개인일정으로 바쁠 때면 1일1포스팅 원칙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많이 들더라고요. 하지만 그때마다 ‘오늘 올리지 않으면 나와의 싸움에서 지는 거야’라고 마음을 다잡았어요.
1일1포스팅 꿀팁은 올릴 만한 콘텐츠들이 여러 개 있을 때 한 번에 올리지 않고, 하나씩 쪼개서 올리는 거예요. 예를 들어 친구를 만나 밥을 먹고 카페를 갔다고 치면, 밥집 포스팅 하나, 카페 포스팅 하나 이렇게 작성하는 거죠.
제가 맛집과 여행이라는 쓰기 쉬운 주제를 잡은 것도 매일 쓸거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여행 준비 과정에서도 여러 개의 포스팅이 나올 수 있고, 1박 2일 여행을 다녀온다고 하면 밥 5끼, 숙소 리뷰, 카페 리뷰 등 최소 7개의 콘텐츠가 나올 수 있어요. 이렇게 세 달만 매일 하다 보면 습관이 돼서라도 무조건 쓰게 되더라고요.
1일 1포스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잘 알고 쓰기 쉬운 주제를 잡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맛집과 여행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라서 해당 주제에 대해 좀 더 쉽게 작성할 수 있었어요.
Q. 블로거, 하면 흔히 떠올리는 게 협찬수익이죠. 실제 데이지님의 수익은 어떤가요?
A. 저는 매우 만족해요. 일 방문자 1000명을 달성했을 때부터 평소 가고 싶었던 각종 식당으로부터 협찬을 받게 됐거든요. 덕분에 아주 윤택한 외식 생활을 즐기고 있죠. 요즘은 음식 제공 외에 원고료까지 제공하는 식당들이 있어서 용돈벌이로도 좋아요.
Q. 데이지님만의 협찬 제품·업체를 고르는 기준이 있나요?
A. 블로그 지수를 분석해주는 업체가 있어요. 거기에 제 블로그 1회 예상 광고 비용을 넘는 식당 위주로 협찬을 받고 있습니다. 저의 블로그 광고 예상 비용이 n만원이라면, 저는 n+1만원 이상의 혜택을 제공해주는 곳 위주로 작성한다는 거죠.
협찬을 받게 되면 아무래도 신경 써야 되는 것들이 많아서 이 비용 기준을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또 너무 자주 협찬 글을 올리는 건 제 블로그에 낮은 신뢰도를 주기 때문에 좋은 식당, 업체들만 선별해 협찬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애드포스트와 협찬 수익을 모두 포함했을 때 수익은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A. 제 월급의 4분의 1 이상은 되는 것 같아요. 애드포스트 수익으로는 체력을 위한 운동 등록비로 사용하고 있고, 협찬으로는 외식 비용을 아끼고 있죠. 개인적으로는 정말 만족스러운 수준이어서 주변인들에게도 블로그를 하라고 추천할 정도예요.
다만 애드포스트 수익만 떼놓고 보면 월급의 10분의 1수준이거든요. 그러니까 식당 협찬이 대다수라고 생각해주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이전에는 PT나 필라테스도 협찬 받아서 공짜로 운동도 많이 했어요.
Q. 최근엔 여러 SNS 활동을 병행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블로그에만 집중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사실 인스타그램, 유튜브도 건드려보긴 했어요. 그런데 제일 적은 노력으로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건 블로그더라고요. 인스타그램은 사진 편집이나 문구 작성을 팬시하게 하지 못해서 어려움이 많았고, 유튜브는 시간 대비 결과물의 퀄리티가 너무 떨어졌어요. 그러다 보니 제일 자신 있는 블로그에만 집중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Q. 수익 외에 블로그를 통해 얻게 되는 만족감이 있다면요?
A. 이웃과의 소통이 은근 재밌어요. 이웃간에 댓글 품앗이 형태로 진행하다가 라포가 생긴다는 느낌을 받아요. 서로 좋아하는 맛집이나 협찬 업체를 추천해주기도 하면서 내적 친밀감을 쌓고 있어요. 실제로 오프라인에서도 이웃님을 만나 이웃님의 가게에서 꽃꽂이를 진행한 적도 있는데 정말 재밌는 경험이었어요.
또 정보성 글에 대한 칭찬 댓글이 달릴 때가 있는데 성취감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한 번은 오픽 내용을 정리한 블로그를 작성했는데 저의 공부법으로 좋은 성적을 수강했다는 답글들이 올라와서 아주 뿌듯하더라고요.
Q. 블로거로서 앞으로의 목표가 있나요?
A. 3가지를 목표로 하고 있어요. 첫 번째는 네이버 인플루언서 되기인데요, 네이버가 조회수나 방문자수에 상관없이 한 분야에 전문성이 있다고 생각하면 인플루언서를 부여해주고 있거든요. 저는 블로그나 방문자수는 많지만,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것인지 계속 떨어지고 있어서 올해 안에는 꼭 인플루언서를 달고 싶어요.
두 번째는 월급 만큼의 블로그 수익 실현하기, 마지막은 블로그 관련 책을 쓰는 게 목표입니다. 진정한 N잡 라이프를 위해 궁극적으로 월급만큼의 수익을 얻고 싶고요, 또 저의 블로그 노하우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처음이 어렵고, 첫 일주일이 어렵지 무엇이든 2주 정도 시간이 지나면 손에 익어 익숙해집니다. 블로그도 마찬가지예요. 1일1포스팅을 실천하면서 매일 무언가를 성실하게 하면 뭐든 할 수 있다,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됐어요.
블로그 운영을 고민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겁내지 말고 일단 시작해보세요. 처음부터 크게 도전하기보다 소소하게 꾸준히 하다 보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거예요. 앞으로 블로거 데이지의 성장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