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N잡이 익숙한 요즘, 서로 각자만의 방법으로 돈을 벌고 있다는 콘텐츠가 쏟아져 나온다.
그 중에서도 포털 사이트에 ‘스톡사진’을 검색하면 ‘사진 찍는 취미로 돈 버는 방법’. ‘스마트폰으로 돈 버는 방법’과 같이 사진 하나로 누구나 돈을 벌 수 있다는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다.
스톡 사진 플랫폼(사이트)이 생기면서 전문 사진가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자신이 찍은 사진을 올려놓고 판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취미로 시작한 스마트폰 사진 찍기만으로 돈을 벌 수 있는지, 그림∙사진으로 돈 버는 콘텐츠 크리에이터 ‘프로N잡러 오호랄라’ 님을 만나 진짜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프로 N잡러' 오호랄라는 시간과 노력 대비 수익률이 좋은, 쉽게 말해 가성비가 좋은 N잡 같은 건 없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OSMU(원소스멀티유즈)’ 전략을 사용한다면 내가 판매하는 콘텐츠의 양을 무궁무진하게 늘릴 수 있다고 팁을 전했습니다.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유튜브 ‘프로N잡러 오호랄라’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오호랄라입니다.
그림, 사진, 디자인 등의 창작 콘텐츠를 가지고 돈을 벌 수 있는 다양한 부업을 하고 있고, 관련된 내용을 유튜브에서 공유하고 있습니다.
블로그도 운영하면서 틈틈이 글을 쓰고 있고, PDF전자책을 써서 판매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 전자책은 2차 가공되어 클래스101에서 강의로도 볼 수 있어요.
워낙 진행하고 있는 일이 많다 보니 때로는 제가 하는 일을 굳이 다 설명하지 않아도 ‘N잡러’라고 지칭할 수 있는 단어가 생겨서 편하기도 합니다.
Q. N잡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A. 지금의 일을 하기 전부터 저는 ‘본투비 N잡러’였습니다.
서른 살이 되기 전까지는 해보고 싶은 거 다 해보자는 주의였거든요. 그래서 그 전까지는 건축학과 전공을 살려 건축 전문 출판사의 건축잡지 기자, 액세서리 쇼핑몰 운영, 건축회사 디자이너 등 다양한 일을 해왔어요.
그러다가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이 전 경험들을 살려 안정적인 협회에 취직을 하게 됐습니다. 그래도 항상 마음 속에는 직장 생활을 계속 하기 힘들 거라는 생각을 항상 해왔어요. 그래서 늘 ‘퇴사하면 뭘 해서 육아하면서 돈을 벌 수 있을까?’ 하고 궁리를 했습니다.
그런 마음에서 유튜브에 도전하게 됐고, 유튜브를 알리기 위해서 닫아 놓은 블로그도 다시 운영을 했어요. 그러면서 꼬리에 꼬리를 무는 N잡이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 같습니다.
Q. 지금까지 경험해 온 다양한 N잡 중 가장 효율이 좋았던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효율을 높일 수 있었던 노하우도 함께 이야기해주세요.
A. 다양한 N잡을 경험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다면, 바로 시간, 노력을 투입하는 것과 수익이라는 결과는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그래서 시간과 노력 대비 수익률이 좋은, 쉽게 말해 가성비가 좋은 N잡 같은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제작하고 있는 유튜브 영상도 마찬가지에요. 영상을 만들 때 들이는 노력과 투입하는 시간은 영상 종류와 관계 이 거의 비슷해요. 그런데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결과는 정말 영상마다 천지차이거든요.
그래서 저는 어떤 사람들이 ‘하루 10분만 투자하면 얼마를 벌 수 있다, 하루 한 시간만 일하면 얼마의 부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이렇게 단언하는 멘트를 믿지 않습니다.
하지만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노하우는 쌓인 것 같아요. 지금은 최대한 시간을 덜 투입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결과는 고객의 몫이죠. 내가 5분 만에 그린 그림인지, 5일 동안 고민해서 만든 디자인인지 고객은 관심이 없어요. 그냥 그들이 필요하면 사더라고요.
그리고 한 가지 더 팁을 드리자면 요즘은 ‘OSMU(원소스멀티유즈)’ 전략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꽃 그림 하나를 그리면 하나의 파일만 판매할 수 있지만, 그 꽃 그림 소스를 이용해서 다른 디자인 파일을 계속 만들어내면 판매할 수 있는 콘텐츠의 양이 무궁무진하게 많아지거든요.
Q. 그림이나 사진으로 수입을 얻고 싶은 초보 N잡러분들은 지금 당장 무엇부터 시작하면 좋을까요?
A. 우선은 사진과 그림에 관심을 갖고 기본기부터 다지는 게 중요하겠죠. 우선은 팔 수 있는 내 콘텐츠를 차곡차곡 생산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처음에는 수익을 신경 쓰지 말고 정말 취미로 사진을 찍고, 그림을 그리는 습관을 만드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꾸준히 콘텐츠를 생산하다 보면 실력이 조금씩 늘게 되고, 그때는 팔아봐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길 겁니다.
Q. 그림으로 수입을 얻기 위해선 전문적인 도구나 프로그램이 필요할 것 같아요. 어떤 것들을 활용해서 일을 하시나요? 최소한 이것만은 있으면 좋겠다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A. 전에는 어도비 일러스트레이터에서 와콤 타블렛을 이용해 그림 소스를 만들었는데, 아이패드를 구매한 이후에는 아이패드의 프로크리에이트 앱에서 주로 그림을 그립니다.
개인적으로 깔끔하게 딱 떨어지는 벡터 소스를 좋아하기 때문에 아이패드에서 그린 그림을 일러스트레이터로 가져와서 벡터 파일로 바꾸고 다듬는 작업을 거칩니다.
포토샵은 스톡사진 보정할 때만 사용하고 디자인할 때는 잘 사용하지 않아요. 그림 소스가 많은 디자인을 할 때는 일러스트레이터에서 작업하고, 편집 디자인을 할 때는 어도비 인디자인을 사용합니다.
요즘은 아이패드에서 그림 그리고 편집하고 완성까지 다 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더라고요. 굳이 벡터 파일을 선호하지 않는다면, 처음에는 아이패드 하나만 있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Q. 최근 스톡사진 작가에 대한 관심도가 높은데, 스톡사진 작가 선배로서 이제 막 입문한 후배들에게 스톡이미지로 수익을 올리는 오호랄라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A. 저의 경우, 예전에는 이미지 하나 만드는데 시간을 불필요하게 많이 썼어요. 콘텐츠의 양보다 품질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어떤 이미지가 잘 팔리는지 분석하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쓴 것 같아요.
또 예전에는 스톡이미지를 구입하는 고객이 주로 전문가와 기업이었기 때문에 당연히 고퀄리티 이미지를 요구했고, 이미지 한 장을 비싸게 팔 수도 있었어요.
그런데 요즘은 스톡이미지의 구입 단가가 많이 낮아져서 일반 개인들도 구매를 많이 할 정도로 대중화되었다고 할 수 있어요. ‘이런 이미지를 도대체 왜 구매하는 걸까?’ 싶을 정도로 품질이 별로인 콘텐츠도 팔리는 걸 보면 고객의 취향과 사용 의도를 작가가 예측하기란 정말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요즘 든 생각은 스톡이미지 판매로 수익을 조금이라도 끌어올리려면 박리다매 전략을 써야 하는 것 같아요. 한 스톡사이트 랭킹 상위에 올라와 있는 작가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업로드한 이미지가 기본 4000~5000장 이상이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우선은 전보다 더 많은 양의 이미지를 업로드해보기로 최근에 목표를 바꿨습니다.
Q. 스톡이미지를 촬영할 때 일반 핸드폰 카메라로 찍은 사진도 가능할까요? 촬영은 어떻게 하고 어떤 사이트에 올리는 것이 좋을까요? 스톡이미지로 수익을 내는 과정에서 유의해야 할 점이 있을까요?
A. 스톡 사진을 촬영해서 판매하고 싶다면, 아무래도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가 있으면 좋겠죠. 지금은 스마트폰 카메라 사양들이 워낙 좋아져서 물론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을 판매할 수 있는 ‘크라우드픽’ 같은 사이트도 있지만, 그런 사이트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스톡 사진을 판매할 수 있는 사이트는 국내와 해외에 엄청 많지만 대부분 스마트폰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은 심사할 때 거절되기 쉽더라고요.
그렇다고 처음부터 일부러 비싼 카메라를 구입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어디까지나 취미로 사진 찍는 걸 좋아하다가 차츰 사진 퀄리티를 조금씩 높여보고 싶다는 의욕이 생긴다면 그때 보급형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를 중고로 구매해서 조금씩 카메라 사양을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스톡사진 왕초보라면 스마트폰으로 촬영하는 습관을 기르고 몇 장이라도 판매가 되는 경험을 해보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고작 몇 백원 벌자고 이 짓을 해?’ 하고 현타가 올 수도 있고 본인 적성에 안 맞을 수도 있어요.
‘도대체 내 사진이 어떻게 자동으로 판매된다는 거지? 궁금하니까 한 번 해보자’ 이렇게 맛보기로 한 발 담가본다는 생각으로 시작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N잡 선배로서 초보 N잡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부탁드립니다!
A. 처음부터 동시에 많은 걸 다 잘하는 N잡러가 되겠다는 생각으로, 단지 N잡러라는 타이틀을 얻겠다는 목표를 설정하지는 않았으면 좋겠어요.
저를 포함한 다른 여러 N잡러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어쨌든 모두 처음에는 한 가지 일에서 출발을 했더라고요. N잡은 결과였지 시작이 아니었습니다.
한 가지 일을 하다가 관련된 다른 일에 도전해보고, 또 관심 가는 다른 일에 도전하다 보면, 어느 순간 본인에게 어울리는 일을 찾게 될 겁니다. 그러면 자기도 모르게 그 일이 계속 다른 일들을 줄줄이 물고 오게 됩니다.
대신 처음에 아주 오랜 기간 한 우물을 팠는데 물이 한 방울도 안 나오면 얼른 다른 곳을 찾아보는 것도 저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여러 개 우물을 파다 보면 어느 날 그 여러 개 우물이 합쳐져서 시너지 효과를 주기도 하고, 더 큰 우물을 만들어내기도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고, 무슨 일이든 긍정적으로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